구봉마을 현장은 체험하지 않는다
                                                            새롬이아빠 윤태

섭씨 35도 구봉마을 아파트 신축 현장
열사병은 이미 얼어죽었다
지독한 자외선도 불거진 팔뚝에 튕겨 아스러지고
울근불근 솟은 철근이 팽팽한 여름을 찌른다
달구어진 황토를 잘게 무느고 있는 여름 아래
몸 하나로 몸을
     세
     우
     는
사내들이 검붉게 잘 익어 있다
여름의 강도를 함바집의 짜디짠 왕소금보다
더 진한 소금기로 우려내는 곳

그러그러한 사연들을 뭉쳐와
한통속이 되어 풀어놓는 곳이다
딸라일꾼 김씨
찌그렁이 같은 삶을 토한다

마누라는 춤바람 불어 훨훨 날아갔고
아들놈은 강물에 줄줄 뿌려 버리고
어린 딸년은 졸래졸래
미아리 고개를 넘어갔다고 한다
빈탕이 되어 버린 삶속에는 슬픔만 찰랑거리고
소주로 삶을 메우고 슬픔을 우벼 내어도
줄어들거나 채워지는 것은 없다
구멍난 위장으로 쓰라린 슬픔만이 드나들 뿐

지친 술등이 휘청거리는 선술집
검게 그을린 하루를 한입에 털털 털어 넣는다   
낮동안의 푸른 상처와 아린 마음을
빈 소주병 속에 고스란히 남겨 놓고는
침묵이 낮게 깔린 폐가로 들어와
텔레비젼을 켠다.

‘딱’

<KBS> 체험 삶의 현장이 재방송한다

순간 폐가는 낡은 빛에 들썩이고
낮게 깔린 침묵은 공중으로 떠오른다

“대한민국 서울 특별시 KBS 체험 삶의 현장”
에서는 거친 하루를 매끄러운 필름에 압축시켜
60분 동안 술술 풀어놓지만
구봉마을 현장은 필름에 담을 수가 없다
거친 나날들이 매끄러운 필름 밖으로
자꾸만 삐져 나오기 때문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PS : 이 시는 과거 제가 건설현장에서 일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토대로 쓴 체험시 입니다.
     오늘도 불볕더위지요? 그 불볕속에서 몸 하나로 몸을 세우는 사내들이 있지요.
KBS 체험 삶의 현장과 체험이 아닌 삶터로 살아가는 사내들의 삶을 동시에 생각하면서...
(길지 않은 행간에서 많은 걸 가져가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윤태의 동화세상]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블로그코리아에 블UP하기

이 글이 유익하셨다면, [새롬이 아빠 윤태 동화세상]을 RSS로 구독하세요 ^^! ↗
Posted by 윤태

댓글을 달아주세요:: 네티켓은 기본, 스팸은 사절

  1. 2009/06/26 12:21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정작 주인공은 그곳에서 늘 땀흘려 일하는 분들이겠지요.
    좋은 오후되세요^^
    • 2009/06/26 12:37
      댓글 주소 수정/삭제
      ^^ 그렇죠..
  2. 감정정리
    2009/06/26 12:40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텔레비전에 나오면 체험은 그냥 체험일뿐이죠.

    실제 먹고 사는 사람은 장난이아니죠.
    ^^좋은 글 잘보고갑니다.
    ^^
    오늘도 행복한 하루되세요.
    ^^
    • 2009/06/27 08:40
      댓글 주소 수정/삭제
      체험은 체험인데 일단 좋은일은 하니까요 ^^
      어차피 보여주기식이긴 하지만요 ^^
  3. 2009/06/26 13:34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그냥 연예인들 협찬 프로그램으로 전락한듯 ㅠ
    • 2009/06/27 08:40
      댓글 주소 수정/삭제
      넵..협찬 많더라구요
      홍보로 이용하기도 하고...
      서로서로에게 좋은 셈이죠.
      근데 홍보티가 너무나서요
  4. 2009/06/27 00:35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윤태님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 2009/06/27 08:40
      댓글 주소 수정/삭제
      또 놀러가겠습니다 ^^
  5. 2009/06/27 07:39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비밀댓글입니다
    • 2009/06/27 08:41
      댓글 주소 수정/삭제
      함바집에서 일을 해보셨군요.
      맞습니다.

      시에서도 찌그렁이 같은 삶이라고 했죠
      라라원 적어주신 그런 애로사항이
      한편의 시로 나온겁니다.
      생활시지요..
  6. 2011/08/30 15:41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다른 의견에서뿐만 아니라 해당 게시물이 잘 작성되었는지 및 유용합니다 삶터로 살아가는 사내들의 삶을 동시에 .
  7. 2011/09/26 20:12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담배를 손에 못쥐도록 손가락을 비틀어야지
    울나라사람들은 자기자식한텐 너무 오냐오냐,어쩔줄을 몰라한다.
    다른일에 되게 둔탁하게 굴면서.
  8. 2011/10/13 19:13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This is nice comments
  9. 2011/10/27 20:07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결국 뿌리깊이 박힌 부모의세뇌부터걷어내야 할 듯 싶은데요.
  10. 2011/10/27 23:08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그냥 긍정적으로 보려고 노력하는 것이죠 ^^
  11. 2011/10/28 03:07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도움 말씀 감사합니다.
    ^^
  12. 2011/10/31 19:03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울나라사람들은 자기자식한텐 너무 오냐오냐,어쩔줄을 몰라한다.
  13. 2011/11/23 05:34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그것을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14. 2012/01/11 03:23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
  15. 2012/01/13 06:34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티끌모아 태산


BLOG main image
동화같은 세상을 꿈꾸는 새롬이, 재롬이 아빠, 엄마 가족입니다. 동화같은 세상에는 참세상, 여울목 세상 등 아름다운 세상이 다 포함돼 있습니다. 누구나 공감하고 원하는 그런 세상도 꿈꿉니다 ^^ by 윤태

공지사항

카테고리

새롬이네 메뉴 (806)
달려가는 현장 (102)
감동이야기 (46)
일상에서의 발견 (139)
바로서는 대한민국 (110)
포토 세상만사(일상) (39)
내가만든 동영상 (42)
내 삶의 조각 모음 (81)
나의 사실동화 (20)
미디어 비평하기 (27)
배우고 가르치고 (25)
윤교사의 학습일기 (27)
아이 키우는 맛 (32)
생각 키우는 방법 (7)
즐기는 문화생활 (10)
유익한 정보세상 (46)
그 사람 만나다 (5)
부모님 이야기 (15)
이슈 톺아보기 (13)
현실 참여시 쓰기 (20)
Total : 10,735,713
Today : 1,979 Yesterday : 3,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