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세 할머님은 왜 내게 무척이나 깍듯하셨을까? 교양과 센스가 넘치는 할머님은 '팔학년 삼반'


초등4학년에 올라가는 아이 중에 독서토론 제 수업을 받고 있는 한 친구가 있습니다. 모둠이 없어 일대일로 저와 단독수업을 하고 있는데요. 거실에서 아이와 수업을 하는 동안 종종 할머님께서 물끄러미 수업하는 모습을 바라보시거나 부엌일을 보기도 하십니다.

춘추는 상당히 많이 돼 보이십니다. 한마디로 연로하시지요. 제가 그 회원아이 집에 방문했을 때나 수업을 마치고 나올 때마다 할머니께서는 참으로 깍듯하고 정중하게 저를 맞이하시거나 배웅을 하십니다. 허리굽히고 머리숙여 제게 인사를 하시지요.  

제가 그 친구 할머님의 춘추를 알게 된 건 얼마 전 일입니다. 아이와 수업을 하는 동안 할머님께서 누군가와 통화를 하셨는데 그 내용중에 “내 나이가 이제 ‘팔학년 삼반’이야”라고 말씀하시는 걸 똑똑히 들을 수가 있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할머님의 춘추가 여든 셋 이라는 걸 알게 되었죠. 통화하는 내용상으로는 친구분 같았습니다. 정확히는 알 수 없었지만 노인정에서 만나시는 같은 연령대의 동네 할머니가 아닌 학업을 같이한 친구 분 같았습니다. 제가 듣기로는 그랬습니다. 동창이죠.

‘팔학년 삼반’이라는 표현에서 솔직히 저는 놀랐습니다. 신세대들이 쓰는 언어를 쓰시는 ‘센스 할머님’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수업전이나 후에 짧게 나마 대화를 나눠보면 굉장히 교양 (학문, 지식, 사회생활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품위. 또는 문화에 대한 폭넓은 지식)이 높으신 할머님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느 할머님 같으시면 이 정도 춘추가 되시면 손자 같은 제게 편하게 말씀하실만도 한데 너무나 정중하고 깍듯하셔서 오히려 제가 더 무안할 정도였지요.

손자의 수업 교재, 83세 할머니께서 읽고 계실줄 꿈에도 생각못해...

어제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데 아이가 수업 잘 했는지 물어보시더군요. 사실 그날은 상당히 어려운 내용이라 할머님께 이 부분을 솔직히 말씀드렸습니다. 아이가 제대로 토론을 못했거나 부진한 게 아니라 책 내용이 워낙 어려운 것이라 오늘 수업이 쉽진 않았다구요. 그랬더니 할머님께서 “내가 봐도 어렵게 생겼더라고요.”

“허걱~”

할머님께서는 손자의 토론교재를 읽고 계셨던 겁니다. 적잖은 글밥과 그리 크지 않은 글자로 이루어진 토론 책을 할머님도 읽고 계셨던 겁니다. 저는 ‘감히’ 상상이나 생각도 못했습니다. 어찌보면 이는 선입견, 편견, 고정관념일수도 있으나 이 친구 할머님과 같은 또래의 많은 어르신들과 비교해볼 때 이 할머님은 남달랐습니다.

순간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습니다. 제가 수업하고 있는 내용을 다 알고 계셨다는 이야기입니다. 아이가 얼마나 대답을 잘 하는지, 핵심이나 맥을 잘 짚어내는지까지 어쩌면 할머님은 알고 계셨을지도 모릅니다.

아니 지난 1년간 겪어본 할머님의 언행을 종합해보면 할머님은 수업 내용을 다 듣고 계셨습니다. 제가 그러한 생각을 전혀 못하고 있었을 뿐이죠. 고정관념, 편견 혹은 선입견에 사로잡혀서 말이죠. 물론 누가 계시든 안계시든 열과 성의를 다해 수업을 진행하는 건 저의 불변진리이지만 그래도 할머님께 뭔가를 들켰다는 생각이 들면서 화끈거림과 동시에 은근슬쩍 웃음도 났습니다. ‘센스 만점’ 할머님 이라는 생각도 들었구요.

유교와 전통, 풍습 등으로 옛 것을 중시하고 삼강오륜을 덕목으로, 사서삼경을 경전으로 하며 장유유서(長幼有序-어른과 아이는 엄격한 차례(순서)가 있고 복종해야 할 질서가 있음)를 강조하시는 이 시대의 많은 할머님, 할아버님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글쎄 뭐랄까 겉보기와는 달리 ‘신세대의 오픈 마인드’를 갖고 할머님이라고 표현하면 될까요? 그동안 왜 제게 깍듯하게 하셨는지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ㅎㅎㅎ

여하튼요, 이번 일을 계기로 다음 주 수업부터는 더 재밌어 질 것 같습니다. 이왕 책을 읽으셨으니 83세 할머님도 옆에 앉으셔도 손자와 함께 토론을???  한번 할머님께 제안해볼까요? 그 정도의 오픈 마인드라면 응하시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연로하신 할아버지, 할머니 하면 습관적으로 떠오르는 생각이 노인정이나 팔각정에서 모여 노니시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요. 편견과 고정관념과 선입견을 깨트리는 그런 분들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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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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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2/02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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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정말 편견을 버려야 할 것 같네요.
    대단하십니다.

    반성하고 가요.ㅎㅎ
  2. 2011/02/23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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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우 유용한 게시물! 게시 주셔서 감사합니다!
  3. 2011/05/1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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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2011/09/22 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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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웃으려고 예능과 코미디를 자주 봅니다.
  14. 2011/09/26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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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를내며) 하지만 우리는
  15. 2011/10/05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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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요. 편견과 고정관념과 선입견을 깨트리는 그런 분들이요
  16. 2011/10/25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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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2011/10/25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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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2011/10/26 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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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2011/10/26 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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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 2011/10/28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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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성하고 가요.ㅎㅎ
  22. 2011/11/09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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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제대로 해결될 수 없다면, 우리는 필터를 현명하지 않은 경우. 물론 이렇게 많은 부정적인 것들은 우리의 도덕의 정신, 더 피해를 손상됩니다.
  23. 2011/11/12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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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쵸.. 저두 아이의 대변 습관때문에 계속 신경쓰다가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대해주니 고쳐지는 것입니다. 참 신기하지만...

    모든 병은 마음에서부터 나온다 라는 말에 공감하고 갑니다. ^^
  24. 2011/11/18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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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 2011/11/18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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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주셔서 감사합니다!
  26. 2011/12/13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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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 2011/12/13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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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 2011/12/15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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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놀라운, 좋은 일자리 동생을 와우 .. 공유 주셔서 감사합니다.
  29. 2011/12/22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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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 2011/12/22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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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 2011/12/29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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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 2012/01/06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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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3. 2012/01/08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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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책상에 앉아, 새로운 흥미 또는 유용한 정보를 검색하려고하려는 때마다, 그것은 그거를 찾을 너무 오래 원수 걸립니다. 다행히 오늘은 첫번째 귀하의 사이트에 여기있는 내가 여기있을 기뻐요 :)
  34. 2012/01/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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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율동 을 하면서 영어 노래 를 하고 또 수화 와 함께 율동 을 하는 등 6 살 아이들 수준 에서 결코 쉽지 않은 동작 들을 꽤나 멋지게 해내고 있던 겁니다. 물론 집에서 이런 것들 을 재미 삼아 조금씩 웅얼거리고 장난 삼아 연습 하고 장난치는 모습 은 종종 봐왔 습니다. 다만 이러한 율동 의 한 조각만 얼핏 봐온 것이 기에 이렇게 완성도 높은 것일 줄은 몰랐던 겁니다. 그러니 감동 이 더 클 수밖 에 없었던 것이죠.
  35. 2012/01/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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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집에서 이런 것들 을 재미 삼아 조금씩 웅얼거리고 장난 삼아 연습 하고 장난치는 모습 은 종종 봐왔 습니다. 다만 이러한 율동 의 한 조각만 얼핏 봐온 것이 기에 이렇게 완성도 높은 것일 줄은 몰랐던 겁니다. 그러니 감동 이 더 클 수밖 에 없었던 것이죠.
  36. 2012/01/08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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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단지 평가에서 몇 가지 간단한 기술, 또는로 간주해야 꽤 범위는 훌륭한 아들, 새 gamhoe의 대책을보고 후에이 필요 해요. 한편,뿐만 아니라 이렇게 침묵 아빠는 점도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 생략.
  37. 2012/01/08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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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단한 율동 이나 몇 개 하려나 생각 했던 예상 과는 달리 꽤 '스케일' 이 큰 아들 의 공연 을 보고 나니 감회 가 새로울 수밖 에요. 동시에 아빠 가 그동안 너무 무관심 했구나 하는 점도 깨닫게 됐고요.
  38. 2012/01/10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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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9. 2012/01/1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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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일으키진 못한 이번 스트라이크 포스 이벤트는 그래도 해외의 격투기 매니
  40. 2012/01/12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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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1. 2012/01/15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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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 대를 불러일으키진 못한 이번 스트라이크 포스 이벤트는 그래도 해외의 격투기 매니아들로선 알리스타 오브레임의 미국 내 위상을 확인할 기회였는데 기대와 달리 베흐둠과 다소 실망스러운 경기를 펼친 반면, 바넷은 한 수 이상의 기량을 선보이면서 브렛 로저스를 제압했고 최근 받던 비난을 어느 정도 털어냈다.
  42. 2012/01/22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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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3. 2012/02/0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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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같은 세상을 꿈꾸는 새롬이, 재롬이 아빠, 엄마 가족입니다. 동화같은 세상에는 참세상, 여울목 세상 등 아름다운 세상이 다 포함돼 있습니다. 누구나 공감하고 원하는 그런 세상도 꿈꿉니다 ^^ by 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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