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비밀리에 사과를 받고 싶었습니다"

아들 친구놈이 분수대에서 갖고 놀던 우리 아들놈의 종이배를 물속에 쳐박아 버렸다
하지만 아들 친구 놈은 증거가 없다며 발뺌했다
얼마 후 아들 친구 놈은 아들놈이 갖고 노는 장난감 인형마을에
십수개의 돌멩이를 집어 던져 인형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렸다
이번에도 아들 친구 놈은 증거가 없다며 발뺌했다
끝내 사과하지 않았다
오히려 우리 아들놈이 마을 인형 장난감을 망가뜨려 놓고
자신에게 잘못을 덮어 씌우려 한다고 주장했다
내 주변 사람들은 친구 아들놈에게 반드시 사과를 받고
재발을 방지해야 어린이집 생활이 편안해진다고 거듭 촉구했지만
친구 아들놈은 언제나 콧방귀였다
나는 그 일로 시달림을 받아야했다.
언제까지 그 친구 아들놈을 두고만 봐야 하냐고...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주변의 눈총을 피하기 위해서는 명목상의 사과라도 받아내야 할 것이라고...
친구 아들놈을 비밀리에 만나 과자도 사주고 사탕도 주면서
제발 형식적으로나마 사과를 해달라고 했다
우리 아들놈의 기를 좀 살려 달라고 애원했다
하지만 친구 아들놈은 과자와 사탕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 듯 했다
그래서 나는 싱싱한 사과 한 박스와 문화상품권 몇 장을 흰 봉투에 담아
허리춤에 찔러주며 제발 사과 좀 해달라고 부탁했다
뭔가 일이 잘 되려나 싶었는데 친구 아들놈은 어디서 구해왔는지
확성기를 입에 대고 동네방네 뛰어다니며 외쳐댔다
 “xx 아빠가 잘못도 없는 내게 사과 해달라고 조르고 있어요” 라고..
사람들은 내게 따져 물었다
그 어린 것에게 꼭 그렇게 비밀리에 만나 사과를 받고 싶었냐고..
잘못은 친구 아들놈이 했는데 왜 그렇게 비굴하게 사과를 받으려고 했냐고...
나는 쥐구멍에라도 들어가 숨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사과를 받고 싶었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이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에 대한 사과를 받기 위해 북과 비밀리에 접촉을 했다고 합니다, 이게 당키나 한 일입니까?>

비밀리에 사과를 받는다는 말이 도대체 이해가 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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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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